[ 2012 아태이론물리센터 선정 올해의 과학도서 ]

드라마틱한 원소 이야기다. 저자는 휴대전화에 쓰이는 원소 탄탈과 니오브를 콩고의 식량 부족과 고릴라 멸종 그리고 인간에 대한 잔혹 행위에까지 연결시키면서, 주기율표가 지루한 과학 교과서에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고 알려준다. 상상력만 충분히 발휘한다면 누구나 주기율표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책이다. 하지만 단순히 에피소드를 통해 원소를 설명하는 방식을 취하지 않는다. 오히려 원소를 빙자하여 생물학에서 천문학에 이르기까지 자연과학 전반을 소개한다. 예를 들어 ‘원자는 어디서 왔을까’ 챕터는 초신성이 폭발하면서 원소가 생성되는 과정을 아름답게 그렸다. 흔히 B2FH라고 통용되는 제프리 버비지, 마거릿 버비지, 윌리엄 파울러, 프레드 호일의 1957년 논문을 이처럼 간명하고 재밌게 설명한 책을 나는 아직 보지 못했다.

이정모 (서대문자연사박물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