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 아태이론물리센터 선정 올해의 과학도서 서평 ]

<보이지 않는 세계>는 세 가지 미덕을 갖고 있다. 첫째는 ‘보다’를 키워드로 하여 물리학의 역사를 흥미롭게 정리한다는 점이다. (1) 눈에 보이는 세계를 눈으로 보고, (2) 현미경이나 망원경을 이용해서 확장된 세계를 본 뒤, (3) 전자기파 등을 통해 눈으로 볼 수 없는 것까지를 보고, (4) 블랙홀이나 암흑물질처럼 원리상 볼 수 없는 것을 이론적으로 보는 데 이르는 것이, 저자가 알려주는 <‘보다’의 물리학사>이다. 둘째는 물리학의 대상을 ‘작은 세계’와 ‘바깥 세계’로 나누어 설명하고 각각의 연장으로 ‘더 작은 세계’와 ‘더 바깥 세계’를 설정함으로써, 물리학의 발전이 세계 자체에 대한 전면적인 이해에 다가가려는 부단한 노력임을 명확히 한다는 것이다. 이에 더하여, 정치사회적 변화와 문화의 양상, 개개인의 인생사를 적실하게 알려주면서 물리학의 발전을 이끈 학자들의 고투를 흥미진진하게 소개하는 것이 셋째 미덕이다. 이상 세 가지 특징이 조화롭게 맞물려, 수많은 과학도서들 속에서 <보이지 않는 세계>를 단연 두드러져 보이게 하고 있다.

박상준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